중국의 이런저런 금리에 대한 설명은 여기를 참고 (https://kaist2015.tistory.com/70)
지난 7월 22일, 인민은행은 역RP 공개 시장 입찰 방식을 조정했다. 금리 입찰 방식에서 고정 금리 & 수량 입찰 방식으로 바꾼 것이다.
예전에 시중 은행들은 인민은행으로부터 역RP 자금을 당기기 위해서 매력적인 금리를, 그러니까 어느 정도 높은 금리(역RP 금리보다 높은 금리)를 제공해야 했다면 이제는 아예 고정 금리로 못을 막아버렸기 때문에 시중 은행 입장에서는 금리 부담이 낮아진 것이다. (방식을 바꿈과 동시에 금리를 1.8%에서 1.7%로 10bp 인하하기도 했다.)
그리고 같은 날 LPR을 인하했고 3일 후인 7월 25일에 MLF도 인하했다. 이 때문에 LPR과 MLF 금리의 연계성이 약화됐다고 평가하는데 그 이유가 뭐냐면, 원래 MLF 금리는 LPR보다 먼저 발표되기 때문이다. 이는 자연스러운 시간의 흐름인데, 시중 은행들은 MLF 금리를 통해 자금조달비용을 계산하고 이를 바탕으로 나중에 대출 금리를 결정(이후에 이들을 평균해 LPR 결정)하기 때문이다.
인민은행 총재의 말이 의미심장하다.
중국은 원래 단기, 중기, 장기 금리를 전반적으로 통재하는 공산당의 나라였는데 이제 MLF 금리와 LPR의 권한을 약화시키고 역RP 금리,, 그러니까 일반 자본주의 국가의 중앙은행이 할법한 방식인 초단기 금리의 역할을 높인 것이다.
그나저나 인민은행이 공표하는 LPR은 각 시중 은행들이 최우량 고객에게 제공하는 대출 금리를 평균내는 것인데 어떻게 인민은행이 LPR을 통제할 수 있을까? 그 이유는 중국은 중국이기 때문이다.
LPR을 통제하기 위해 통화량이나 자금 상황, 시중 은행에 제공하는 대출 금리 등을 조정하여 LPR을 목표한 수치로 유도한다. 또한 상업 은행들은 발표된 LPR을 보고 다시 그 값을 대출 금리 산정에 사용하기 때문에 큰 영향을 미치며, 만약 LPR과 너무 멀어지게 대출 금리를 제공하면 시진핑에게 사랑의 매를 맞을 수 있다.
그런데 LPR 도입은 놀랍게도 "금리 자유화 개혁"의 일환으로 생겼다. LPR 도입 전에 인민은행은 대출 금리와 예금 금리의 기준을 설정했고, 시중 은행들은 이 기준을 중심으로 금리를 책정해야 했다...❗
당연히 시장의 자율성이 제한 됐고, 금리 경쟁이 제한됐기 때문에 실제 자금의 수요와 공급의 변화를 반영하기 어려웠다.
먼저 2013년 7월에 대출 금리 변동 범위 하한선(기준선의 0.7배)을 폐지했다. 동년 10월에는 LPR을 도입했다. 여전히 인민은행이 LPR을 통제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아예 기준선 부근에서 금리를 결정해야 했던 과거와는 달리 인민은행에 대출 금리를 "보고"하는 형식이므로 제약이 덜하다.
물론 이것이 완전히 잘 작동한 것은 아니다. 2019년까지 금융 기관들의 담합으로 LPR의 0.9배가 대출 금리의 암묵적 하한으로 설정됐기 때문이다.
이후 MLF 금리에 가산 금리를 적용하는 방식으로 LPR을 결정하도록 하여 메커니즘을 개선했다.
전술했듯 과거 LPR이 있기 전에는 은행의 대출 금리를 "직접" 규제했던 반면, 현재는 LPR이 여전히 인민은행에 의해 어느 정도 조절되고 있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은행이 "자율적으로" 결정하고 인민은행에게 통보하는 것이기 때문에 실제 대출 금리와 LPR의 괴리가 발생할 수 있다.
이것이 최근들어 엄청 커졌는데 이는 아래 그래프에서 확인할 수 있다.
LPR을 쌩까고 책정된 대출 금리가 많아졌다는 뜻❗
예전에는 금리 전달 메커니즘이 MLF 금리 ➡️ LPR ➡️ 실제 대출 금리였다면, 이제는 MLF 금리와 LPR을 디커플링함에 따라, 그리고 역RP의 권한을 강화함에 따라 역RP 금리 ➡️ LPR ➡️ 실제 대출 금리로 변경했다.
메커니즘의 시작이 만기가 1년, 5년 단위인 MLF였을 때보다 7일 단위인 역RP 금리로 바뀜에 따라 시장의 자금 상황을 즉시 반영할 수 있기 때문에 이는 "시장 지향적 접근"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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